아직도 <듄>을 안 잃었다고?

소설 '듄' 1편 The Dune Chronicles

아마도 40대 중반 이후의 분들을 중고등학교 시절에 즐겨하셨던 게임 <듄>이나 <커멘드&컨커>를 아실 겁니다. 중고등학교 때는 컴퓨터가 없었던 시기라 대학에 들어가서 해당 게임을 접해보고는 했습니다. 게임 얘기라기보다는 소설 <듄>을 소개하려고 합니다.

2021년에 개봉한 영화 <듄>으로 인해 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만, 소설 <듄>을 읽지 않고서는 사이파이(Sci-Fi, SF) 장르를 논하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.

사이파이(Sci-Fi 혹은 SF)는 과학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픽션 장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. 이 용어는 '과학 판타지'라는 의미의 'Science Fiction'에서 유래되었으며, 사이파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미래의 과학 기술, 외계 생명체, 시간 여행, 병렬 우주 등을 다루는 문학 장르입니다. 사이파이 장르는 그 자체로 광범위하며, 하드 사이파이(Hard Sci-Fi), 소프트 사이파이(Soft Sci-Fi), 사이버펑크(Cyberpunk), 스팀펑크(Steampunk) 등 다양한 서브장르를 포함합니다. 전반적으로, 사이파이 작품들은 우리가 앞으로 마주칠 수 있는 문제나 도전을 예측하고, 그런 미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. 이는 과학적 발견과 기술적 혁신이 인간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공합니다.

<듄>은 프랭크 허버트가 작성한 공상과학(사이파이) 소설 시리즈입니다. 1965년에 출판되었고 그 이후로 여러 부록과 계승작들이 발표되었습니다. 듄 시리즈는 종종 사이파이 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며 복잡한 인물 관계, 심오한 주제 탐구, 역사와 철학, 사회과학, 생태학 등이 총망라되어 독자들을 매료시켰습니다.

<듄>은 거대한 사막 행성인 '아라키스'를 배경으로 합니다. 이곳은 인간 문명에서 가장 중요하고 귀중한 자원인 '스파이스 멜란지'가 존재하는 유일한 장소입니다. '스파이스 멜란지'는 생명을 연장시키고 예지 능력을 부여하는 효과를 비롯해 공간을 접을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기도 합니다. 이로 인해 우주 여행이나 상호 행성 간 연락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각종 정치적 혼란과 전쟁의 원인이 되었습니다.

듄의 이야기는 주로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그들의 리더인 폴 아트레이데스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.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아라키스를 지배하게 되지만 황제의 계략으로 배신당하고 폴과 그의 어머니인 레이디 제시카는 사막의 모래뿐인 아라키스에서 살아남게 되며, 이 과정에서 폴은 예언에 따라 메시아적인 존재인 '퀴사츠 헤더락'으로 변모하게 됩니다.

대략적인 내용이기는 하나 소설 <듄>은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권력과 정치, 종교와 철학, 생태학 등 다양한 주제를 탐색하는 내용들로 그 내용이 방대하게 설정되어 있다보니 <듄>은 단순히 사이파이 장르를 넘어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으로 현재까지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.

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때 '퀴사츠 헤더락', '베네 게세리트', '멘타스', '스파이스 멜란지', '프레멘', '초암', '샤이 훌루드' 등등 무수히 나오는 생소한 이름, 지명, 문화, 설정 등이 소설을 읽기에 방해가 되기도 했지만 책을 세 번 정도 읽어보니 관계나 설정이 연결되어 복잡성을 점차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.

작가인 프랭크 허버트는 <듄>을 집필하면서 중동과 이슬람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. 이는 사막행성이 중동 지역을 묘사하고 있고 스파이스 멜란지라는 가치 있는 자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갈등은 중동의 석유 자원과 연결지어 볼 수 있습니다. 쿠사츠 헤더락과 지하드, 프레멘 종족 등 종교적 요소는 이슬람 신앙과 연결 지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또한 베네 게세리트라는 조직은 젠불교와 유사한 명상기법과 실천을 보여줍니다. 프랭크 허버트는 작가이면서도 생태학자이기도 했습니다. <듄>에서 광범위하게 생태계와 환경 변화에 대한 주제가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.

스페이스 오페라의 끝판왕인 <듄>은 작가가 총 6권의 '듄 연대기'를 집필하고 마지막인 <듄의 신전>이 출간되고 1986년 췌장암 수술 후 사망하였습니다. 이후 그의 아들인 브라이언 허버트가 듄의 세계관을 참고하여 10여 편을 출간했으나 쓰레기라는 평을 프랭크 허버트가 집필한 6권만 오리지널로 평가받고 있기도 합니다.

2023년 11월 경에 <듄: 파트2>가 개봉예정이라고 하니 개봉 전에 소설을 읽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.